저녁에는 멀쩡하던 허리가, 새벽에 눈을 뜨면 무겁고 뻐근하다가, 출근하면 통증을 잊어버리는 요통이
'보음탕(補陰湯)'으로 해소되었을 뿐만 아니라, 피곤도 가시고 몸도 아주 가벼워졌다.
"또 작년 가을 40세에 겨우
노총각 신세를 면하고 금년 봄에 부장으로 진급하는 등 여러 가지 피곤한 요인이 겹친 탓인지, 요즈음 몸이 무겁고 몹시
피곤하였습니다.
보름 전부터 아침에 눈을 뜨면 허리에 쇳덩어리를 달아맨 것 같이 무겁고 뻐근하여 한참 고생하다가 겨우 출근하여 업무를
시작하고,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가벼워지기 시작해 점심때가 지날 무렵이면 통증을 잊어버리게 됩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 다음날 새벽이면 어김없이 허리가 무겁고 아파서 눈을뜨게 됩니다. 진통제를 복용하다가 여의지
못하여 병원에서 주사까지 맞아보았으나 효과가 없습니다."
이와같은 증상을 한방에서는 '신허요통(腎虛腰痛)'이라하여, 그 치료는
주로 피로회복과 스태미나의 증진을 목표로 한다. 아직 41세의 나이로
그렇게 스태미나가 약해 보이지 않음에도 이와같은 증상이 발생한 것은
과도한 업무에 의한 스트레스가 원인인 것 같았다.
여기에서 '신허'라 함은, 신허(身虛)가 아니고 신허(腎虛)임에 유의하여야
한다. 위와같은 요통은 몸이 극도로 피곤하거나 체력이 떨어져서 발병
되는데, 이를 유독히 신허(腎虛)요통이라 칭하는 의미는, 원래는 몸이
약하지 않은 사람이 과로로 인하여 체력이 저하되어 발병된 것을
의미한다.
반면에, 신허(身虛)는 원래부터의 소인이 약하여 항상 허리가 뻐근하고
아픈 증상을 말함으로 그 근본 원인이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와같은 신허요통은 정(精), 즉 스태미나를 보충해야 하므로,
'보음탕(補陰湯)'에 그 유명한 정력보강제인 '팔미원(八味元)'을 함께
투약한지 1주 후에는 요통이 거의 가시고, 그 후 3개월여의 지속적인
투약으로 왕성한 옛날의 정력을 회복하였다.
"어느날 돌연히 좌측 허리가 심하게 아파서 일어날수도 구부릴 수도 없는 요통에 '계지가령출부탕(桂枝加令
朮附湯)'을 투약하여 10여 일에 완치되었다. 허리가 아프기 전날은 토요일이었습니다.
우리 회사는 주5일 근무이기 때문에 친구들과 함께 아주 지칠때까지 테니스 시합을 하고, 그날 저녁은 별일없이 잘잤는데,
그 다음날인 일요일아침에 일어나니 허리가 약간 뻐근하다가 오후부터는 갑자기 통증이 심하여져서 꼼짝을 못하고 누워서
왕진을 부탁하여 침치료를 받았습니다.
치료후 좀 나은 듯하였으나, 다음날 아침 더욱 심해져서 마침 외국 바이어와 약속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결근하고야
말았습니다."
몸이 약간 통통한 편인데, 의외로 손발이 차고 땀을 잘 흘리는 체질이며, 몸이 약간 탈기(脫氣)된 듯하여, '계지가령출부탕'
에 '우슬(牛膝)', '오가피(五加皮)', '당귀(當歸)', '목과(木瓜)', '마황(麻黃)', 등을 가미해서 투약하여 10일이 지나지 않아서
완쾌되었다.
전신의 피로가 허리에 집중된 것 같이 무겁고 뻐근하던 차에 지난달 생리때부터는 몹시 통증이 심하여져서
가사를 거의 돌보지 못하던 요통을, '대황부자탕(大黃附子湯)'에 '온경탕(溫經湯)'을 합방한 처방으로 속효를
보았다.
"아이를 안거나 업은후부터는 특히 밤에 허리가 무겁고 아파지기 시작하였는데, 지난달 생리 후부터는 가사를 돌보기도
어려워 졌을 뿐만 아니라 움직이지 않아서 그런지 원래부터 약간 변비이기는 하였으나, 매우 심하여져서 불편하기 그지
없습니다. 선생님 ! 좀 어떻게 해주십시오."
전체적인 증상으로 보아 소음인에 틀림은 없으나, 태음인 약인 '대황'이 포함된 '대황부자탕'에 '온경탕'을 합방하여 투약
하였다. 5일 후 이 환자에게서 전화를 받고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약을 복용하고 다음날부터 변비가 풀리면서
3일째부터는 요통 이 빠른속도로 가벼워지기 시작하여, 5일이 경과한 현재는 전혀 요통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환자는 발병한지 1개월이 다되었기에 처음부터 장기치료을 할 목적으로 15일분을 달여 주었는데, 이렇게 빠르게 진전
되리라고는 정말 생각지도 않았다. 가끔 이렇게 의외의 결과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때는 의사가된 보람을
새삼스럽게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