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군의 경우 : P군(11세)은 창백한 얼굴의 차분한 아이였다. 자세히 진찰을 하여 보았더니, 복직근(腹直筋)이 팽팽하게
긴장되고 배꼽 주위를 누르면 항상 당기고 아프며, 언제나 변비의 경향이고 잘 먹지 않을 뿐만 아니라 놀라울 정도로
편식이 심하였다.
3세 경부터 환절기에는 아토피성 피부염이 발생하기 시작하여, 5세 경부터는 전신으로 퍼져서 오랫동안 피부과
신세를 지고 있었는데, 때마침 해수욕장에서 감기에 걸려 잘 낫지 않더니 점차적으로 심한 천식으로 진전되었다.
천식 발작이 시작되면 피부염이 좋아지는 것 같다가 천식 발작이 멎으면 다시 피부염이 극성을 부리는 교차발생
현상이 나타났다 .이것은 알레르기가 밖으로 나타나면 피부염이 발생되고 몸속으로 들어가면 천식이 발생되는
것으로, 그 발병의 원인은 같은 것이 아닌가하고 추정한다.
모대학병원 알레르기 전문의사의 진단결과, 여러종류의 알레르겐(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물질로서 사람에 따라
다르다. 예를들면, 꽃가루, 우유, 담배, 먼지, 연탄가스 등등)에 양성반응이 나타나서 1년 반에 걸쳐 특수치료
(減感作療法)를 받고 있었으나, 그 당시까지는 효과가 미미한 정도였다.
전문의사로부터 과일을 많이 먹도록 권유를 받아 열심히 먹고 있는데, 단지 포도를 먹으면 발작이 심하게 일어나서
포도는 멀리 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 이유를 한방의학의 원리로 설명하면 이러하다. 한방체질의학의 식이요법 분류에 보면, 포도는 태양인의 음식인 찬
음식에 속하는, 즉 양증(陽證)의 체질에 맞는 음식으로서, 몸이 냉한 음증(陰證)의 소음인인 P군에게 맞지 않는다는
것은 한방의 체질의학 이론상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P군의 온가족이 여러가지로 노력을 함에도 불구하고 P군의 증상은 계속되었다. 감기에 걸리기만 하면 처음에는 열은
높지 않으나 콧물이 줄줄 흐르고 대개는 3일 후부터 천식발작이 시작되는데, 밤중부터 새벽까지 호흡곤란이 매우
심해서 몹시 고통스럽다고 하였다. P군은 진찰상 허증에 속하고, 체질의학적으로는 소음인이며, 병의 증상이 부족
에서부터 발병 되었으므로 '소청용탕'으로 직접 천식을 공격하지않고, '소건중탕가후박행인(小建中湯加厚朴杏仁)'
에 '녹용(鹿茸)'을 가미(加味)하여 20여 일간 복용시켜서 계속적인 발작은 거의 멈추었다.
그후 1∼2개월에 한번 정도씩 매우 심한 발작을 일으킴으로, 위의 처방에 '소청용탕'엑기스를 약간 가미해서 다시
2개월 정도 복용시켰더니 드디어 좋아졌다.
그런데 몇 개월이 지나고 이번에는 알레르기 피부염이 재발되어 '소건중탕' 에 '온청음(溫靑飮)'을 합방해서 3개월간
복용시켜 완치시킨 이래, 2년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언제 천식이나 피부염으로 고생하였느냐고 반문할 정도로
학교에 잘 다니고 있다.